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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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학 한국교통연구원 원장]
코로나19가 유럽, 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 국가들이 입국제한, 격리, 봉쇄 등 자국 보호 조치를 강하게 시행하고 있어 글로벌 항공산업은 전면적 마비 상태다.
우리나라 항공산업도 국제선은 93.5%, 국내선은 53.7% 감축돼 2020년 상반기 약 6조원 이상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정부 지원 없이는 대규모 실직 상태와 항공사 줄도산이 우려된다.
항공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를 점유하는 핵심 산업이고, 항공운송업 종사자는 약 5만2000명, 연관 산업 고용을 포함하면 약 17만명에 달한다. 항공산업은 한 번 붕괴되면 단기간에 회복이 어렵고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클 것이다. 미국, 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산업 매출 감소에 따른 기업 부도와 실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직간접 재정·금융 지원을 선언했다.미국은 지난달 18일 항공산업에 대한 약 500억달러 규모 정부 보증 대출을 약속했다. 중국은 2월 중 발생한 항공사 수익 손실에 대한 약 30억달러 보조금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는 세금 감면과 시설사용료 면제 등 약 5155억원, 싱가포르는 약 995억원 재정 지원을 발표했다.
한편 정부는 2차례에 걸쳐 항공산업 긴급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약 656억원 시설 사용료 감면과 최대 3000억원 규모 긴급융자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항공사 유동성 문제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항공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고용 안정화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치가 긴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일시적인 매출 감소를 극복하고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가 확정한 시설사용료 감면뿐만 아니라 매출 손실 중 일정 부문에 대한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 세제 감면도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고용 유지 지원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서 전시 상태에 준하는 기준으로 신속하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형평성·투명성·신속성에 기반한 보조금 지원 기준을 마련하고, 재원 조달 방안으로 항공산업과 관광산업의 연관성을 감안해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정부 대출 보증을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 긴급융자 규모를 확대하고 정부 지급 보증을 통해 항공사가 유동성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항공사가 발행한 회사채 일부를 정부가 좋은 조건으로 매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용 유지를 전제 조건으로 신속하게 정부 대출 보증을 제공해야 한다.
셋째, 지금의 항공산업 위기를 항공운송산업 재도약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그동안 항공산업은 규모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지만, 재무건전성 문제를 겪는 항공사들이 다수 있다.
국적항공사 재무건전성 강화와 위기관리 능력 함양 등을 통한 항공운송산업 구조 개혁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화위복 기회로 삼아야 한다.인천국제공항과 함께 항공운송산업은 우리나라 글로벌 경쟁력을 대표하는 국가 브랜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을 효과적으로 극복해 국민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항공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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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일자-매일경제-원장님기고문(지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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